중입자치료지원세터코리아

서효림 승인 2017.03.31 14:23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꿈의 암치료기로 알려진 ‘중입자가속기’의 국내도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010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난치성 암환자 치료목적의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은 국내기술력 개발 성공 여부에 대한 불안과 예산의 부족으로 추진주체의 변경을 공모하는 등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시행한 위탁 운영 공모에 대한 잡음도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위탁 단독 입찰한 서울대병원 특혜 의혹 

전문가들은 위탁계획 자체도 문제지만, 특정 의료기관을 위한 ‘맞춤형 공모’, ‘특혜 공모’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지회 안진희 지회장은 “서울대병원이 수탁기관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으며 소문으로 떠돌던 서울대병원이 제시한 투자 조건이 공모내용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밝혀 다시 한번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위탁 계획’ 공모 내용은 ▷수탁기관이 중입자가속기 설치에 필요한 750억의 사업비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분할투자방식으로 부담하면 ▷동남권의학원(연구 및 비상진료 부분 제외)의 최소 운영기간(10년)을 보장하며 △연간 70억원 수준의 운영비 별도 지원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진희 지회장은 “중입자가속기 정상화와는 무관한, 동남권의학원과 중입자치료센터에 대한 헐값 처분 계획에 불과하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책임회피용 꼼수 불과하다는 지적 

보건의료노조 최권종 수석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애초 중입자가속기사업은 정부의 기술적·재정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하는 공공의료사업이었다”면서 “사업이 좌초된 원인을 규명하고 바로잡지 않은 채 위탁경영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회피용 꼼수에 불과하며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책임전가식 위탁운영이 아닌 암 치료 기술의 선진화를 위한 국가차원의 지원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자력의학원은 “중입자가속기기술개발사업의 의료용중입자가속기 구축비 일부 확보를 위해 중입자치료센터(가칭),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병원 운영 및 중입자치료기 구축 참여 병원의 공개모집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우선협상대상병원과 협의 착수 단계로 특정 병원을 내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암 치료기술 진보위해 국가차원 지원 필요 

​한편,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정상세포는 손상시키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하는 차세대 의료 설비다.  

중입자치료는 피부 안쪽 깊숙이 자리 잡은 암 세포에 중입자를 발사해 치료기에서 미리 조절된 깊이에 다다르면 주변 암세포를 파괴하고 사라지는 치료다. 꿈의 암치료기라고 불리는 중입자치료기는 간암 90%, 전립선암 100%, 폐암 80%, 재발된 암도 약 42%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중입자치료기는 브랙 픽(Bragg peak) 효과로 인해 암세포 살상력은 높으나 부작용이나 고통이 거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개발되면 국내 암치료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연구개발 사업이지만 실제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아 리스크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위탁계획 즉각 철회와 정부의 강력한 재정적·기술적 지원이 “중입자 가속기사업 정상화의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shr8212@hkbs.co.kr 

기사원문 : http://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1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