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치적 절제술 혹은 비수술적 치료를 마친 간세포암(이하 간암) 환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치료 후 재발 가능성’이다. 간의 나머지 부분에 암 세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연구 논문에 의하면 간경변증을 동반한 간세포암의 경우 재발률이 약 68~96%에 이른다는 보고다.
간암의 재발은 환자의 이후 삶의 질과 생존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국소 제어율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치료 기술 개발이 계속됐다. 국소 제어율은 암치료 후에 해당 기간까지
암이 있던 애초의 자리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을 확률을 의미한다
재발 가능성을 줄이는 간암 치료에는 항암치료가 주로 이용됐지만 방사선 치료는 그 동안 저선량
방사선치료 정도만이 허용됐다. 주변 소화기관의 피폭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 기술이 발달하여 병변 부위에 방사선 에너지를 정확히 조준할 수
있게 됐다. 부작용을 줄이면서 근치적 절제술에 상응하는 수준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 토모테라피, 메르디안 라이낙, 양성자, 중입자 치료 등이 이러한 치료법에 속한다.
특히 2022년부터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는 중입자 치료의 경우 양성자 치료보다 생물학적 살상력이
2~3배 높은 ‘꿈의 암 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중입자 치료는 양자 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입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암세포에 쏘는 원리다.
츠지이 히로히코 박사(일본 QST병원 부원장)은 2017년 논문 ‘간세포 암종에 대한 진행성 저분획화
탄소 이온 방사선 요법’ 에서 “1995년부터 본원에서 시작된 간세포암에 대한 중입자선 치료에서
2년 국소제어율 90~95%의 성적을 얻었다”며 “ Child-Pugh 9 점 이하에서 다발이 아닌 케이스를
기준으로 치료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츠지이 박사는 저서 <중입자선 암 치료>에서 “이 같은 간세포암의 중입자선 치료 성적은
일본 쓰쿠바 대학 병원에서 시행된 양성자 치료 성적과 국소제어율 및 생존율 측면에서 유사하다”며
“그러나 치료 횟수는 양자선 치료가 10~20회 필요한데 비해 중입자선 치료는 단 2회로 훨씬
짧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중입자 치료기는 국내 첫 치료기의 운영 시작 전까지는 에이전시를 통해 일본, 독일 등의
중입자 치료기를 갖춘 해외 의료시설을 방문해야 한다.
일본 QST병원(일본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 전 NIRS)은 해외 중입자 치료병원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임상 사례를 갖추고 있는 곳이다. QST병원의 외래기관 ‘중입자 암
클리닉 센터’는 2012년부터 국내 에이전시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와 MOU를 체결,
한국 암환자들에게 중입자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간암 정복의 핵심은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다. 특히 B형 간염은 간암
고위험군으로 간염 예방 접종 및 선별 검사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