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은 눈, 뇌, 귀, 갑상선을 제외한 머리에서 가슴 윗부분 사이의 부위에 생기는 암종을 총칭한다.
코, 목, 입안, 후두, 인두, 침샘 등 목과 얼굴 부분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사전적 의미처럼 얼굴과 목
전체가 범위이기 때문에 두경부암은 목 사이의 30곳이 넘는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암인
대장암, 폐암에 비해 드물게 발생하는 편이어서 환자가 적고 전문가들의 관심이 적기 때문에 급여가
힘들거나, 신약의 도입이 늦거나, 또 치료 환경에서 변화도 잘 없다.
암이 발생하는 부위가 먹고, 냄새를 맡고, 호흡하는 등 생활에 필수적 역할을 담당하는 부위인 만큼
두경부암은 치료 과정에서 상당한 외형적, 기능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수술이 가능한 상황이더라도
종양 제거 과정에서 얼굴의 겉으로 드러나는 주요 부위나 기능을 잃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두경부암의 치료 시나리오는 신체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보존적 수술 방법을 실시하거나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기도 한다.
◆ 1차 치료 옵션에 면역항암제 추가돼
두경부암의 항암화학요법 치료는 7주 동안 시스플라틴을 3번에 걸쳐 투여하는 것이 표준 치료 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항암제가 암세포뿐 아니라 체내의 세포분열이 빠른 조직을 같이 공격하기에
구토, 구내염, 백혈구 수치 감소, 손발 저림 등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암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보다 부작용이 적은 표적치료제가 등장한 바 있다. 얼비툭스는
시스플라틴을 방사선 동시치료에 사용하지 못하는 일부 케이스에 한해 보험 인정을 받아 방사선
동시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지난 21일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식약처에서 전이성 또는 수술 불가능한 재발성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두경부암 치료에서 최초로 면역항암제가
허가된 사례로 환자의 유의미한 생존기간 연장이 기대되고 있다.
◆ 중입자 치료, X선 어려운 악성 암종 효과
방사선치료중 두경부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로는 중입자 치료가 있다. 중입자치료는
양성자치료의 양자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입자를 빛의 속도의 80%까지 가속시켜 병변 부위에
쏘아 암 세포 DNA를 파괴하는 원리다. 기존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다양한 암종의 생존율 및
국소 종양제어율을 향상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두경부암의 경우 중입자 치료는 X선 치료의 효과가 별로 없는 선암, 선암 낭포암, 악성 흑색종 등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츠지이 히로히코 박사(QST병원 부원장)은 저서 에서 “악성 흑색종의 경우
중입자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 치료 조합 시 5년 생존율은 54%로 기존 X선과 항암치료 조합 성적이었던
30%에 비해 대단히 양호한 성적”라고 밝혔다.
중입자치료는 아직 치료기가 국내에 없으며 2022년 연세암센터에서 국내 최초의 중입자 치료센터의
문이 열릴 예정이다. 현재는 해외 중입자 치료 병원에 환자를 연결하는 에이전시를 통해 국내 암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입국 금지가 되어 해외 중입자 치료의 문조차 닫히는 듯 했지만 최근 다시 그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대표적 에이전시인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대사관에서
인도주의적 예외를 인정해 의료비자를 받고 일본으로 치료를 받으러 나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두경부암 최고의 치료법은 다른 암종과 같이 단연 예방이다. 흡연과 음주는 두경부암을 비롯한 모든
암 발생률을 높이는 공통 원인이기에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역시 두경부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건강한 성생활과 HPV 백신 접종도
중요한 예방법으로 대두됐다.
양해원 moonbeamsea@mkhealth.co.kr
출처 : 매경헬스(http://www.mkhealth.co.kr)